중국 광둥성 불법 취업 동남아인 증가

월 임금 17만원에 궂은 일 도맡아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 중국 경제 성장의 동력인 광둥(廣東)성에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베트남인을 비롯한 동남아인의 불법 취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저우(廣州)일보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선전(深천 < 土+川 > ), 동관(東莞), 포산(佛山), 윈푸(雲浮), 자오칭(肇慶) 등 주장(珠江)삼각지 주변의 공업지구에서 불법 취업중인 베트남인이 흔히 목격되고 있다.

광둥지역에서 불법 취업중인 외국인 노동자에는 베트남인 이외에 미얀마, 스리랑카, 파키스탄인들이 눈에 띄고 심지어 아프리카인들도 보인다는 것이다.

외국인 불법 취업자의 구체적 수치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으나 밀입국, 불법 취업, 불법 거주 등의 혐의로 붙잡혀 출국 조치된 사례 등을 보면 불법 취업 외국인이 상당수 있음을 짐작케한다.

주하이(珠海)에서는 지난 2일 66명(남자 42,여자 24명)의 밀입국 베트남인을 태우고 가던 대형 버스가 적발되는 등 지난 한해동안 400여명의 외국인이 밀입국, 불법 거주, 불법 취업 등으로 체포됐다.

이밖에 동관 공안은 지난 19일 한 신발공장에 불법 취업중이던 동남아인 31명(남자 19.여자 12명)을 적발했고 광시좡주(廣西壯族)자치구 친저우(欽州)를 지나는 고속도로상에서 53명의 밀입국 베트남인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포산의 한 선풍기 제조업체에는 600-700명의 노동자가 있는데 이중 베트남 불법 취업자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른다.

동남아인의 불법 취업 증가는 광동성이 농민공이 줄어들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다 동남아인들은 월 1천위안(17만원)의 저임금에도 불평하지 않고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제조업체 경영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재 불법 취업을 단속하는 법적 근거와 제재 규정이 강력하지 않은 것도 불법 취업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외국인은 불법 취업으로 적발돼도 큰 처벌없이 출국당하고 고용업체에 대한 벌금은 5천위안 이상 5만위안 이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불법 취업자에 대한 수요가 늘자 이들을 알선하고 수송하며 불법 신분증을 만들어 주는 범죄조직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