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VD 해적판 문제
베이징에서 해적판 DVD 암거래상으로 유명한 용성센추리는 2005년 이래 14차례나 당국의 단속을 받았다. 하지만 장사는 여전히 성황이다. 중국인들은 이곳을 미국 영화협회(MPAA)의 댄 글릭먼 회장 이름을 따 '댄의 상점'이라고 부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당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해적판 DVD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영화 DVD의 93% 정도가 불법 복제판이다. 해적판 DVD는 지하철 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심지어 가정까지 배달해주는 불법 판매업자도 있다. 가격은 정품의 절반도 안 돼 소비자가 혹할 수밖에 없다.
MPAA가 LEK컨설팅에 의뢰해 조사해본 결과 2005년 중국의 해적판 DVD와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로 세계 영화산업이 입은 손실은 27억달러에 달했다. LEK는 중국에서 유통되는 할리우드 영화 DVD의 90% 이상이 불법 복제품인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지적 재산권 침해 혐의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 제소했다.
중국은 단속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회부된 지재권 관련 소송은 769건으로 전년보다 52% 급증했다.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1212명으로 62% 늘었다. 죄질이 중한 불법 거래업자는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지난해 단속을 통해 압수된 불법 CDㆍDVD는 5800만장에 달했다.
중국 칭화대학 신문방송학과의 인훙 교수는 "대대적인 단속으로 상황이 좀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최다 인구 보유국인 중국에서 이들을 일일이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해적판 DVD가 활개 치는 것은 당국의 지나친 영화 검열 때문이기도 하다. 정품 DVD 배급망을 구축하고 5억5000만에 이르는 도시 중산층에게 정품 구입의 중요성을 심어주는 일이 시급하다.
외국계 영화 배급사들은 중국의 해적판 DVD에 대항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CAV 워너 홈 엔터테인먼트와 소니는 자체 판매망 구축으로 정품을 신속히 그리고 저렴하게 보급하고자 애쓰고 있다. CAV는 워너 브라더스가 중국측과 합작ㆍ설립한 판매업체다. 파라마운트는 최근 중국 시장에 첫 정품 DVD로 '트랜스포머'를 공급한 데 이어 '슈렉 3'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