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중국을 찾아 한국기업들 베트남으로
제조업 호황 바탕으로 고도 경제성장 신용위기 영향 미미..사모펀드 투자확대
"이제 `세계의 공장`은 중국이 아니라 베트남이야!"
`제 2의 중국` 베트남이 세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는 매력적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관료주의, 부패, 금융위기 등이 베트남 경제를 상징하는 단어였지만 이제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베트남에 투자하지 못해 안달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베트남이 좋다"..2년새 투자 4배 늘어
지난해부터 세계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은 베트남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홍콩 소재 아시안 벤처 캐피탈 저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세계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은 베트남에 총 3억8600만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전체 금액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불과 2년 전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한 액수라고 덧붙였다.
올해 35세의 크리스 프론드는 1990년대 중반 프랭클린 템플턴 자산운용을 위해 베트남 펀드설립을 준비했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그의 베트남 사업은 불행한 종말을 맞았다. 금융위기 유탄을 맞은 프론드는 베트남에서 싱가포르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그는 베트남에서 자신의 사모펀드 `메콩 캐피탈`을 설립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1억6000만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메콩 캐피탈은 의류, 휴대폰, 남성용 모발관리업체 등을 포함한 다양한 베트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크리스 프론드는 지난 2003년 메콩 캐피탈 설립 후 펀드의 순 자산이 배 이상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투자자산 매각으로 이익 회수를 본격화하면 연평균 이익율이 최소 20%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콩 캐피탈은 3년 전 전선 제조업체 `느고 한`을 주당 39센트에 매입했다. 기업 가치는 그새 폭등해 한 달 전 두 베트남 펀드와 개인 투자자는 6배가 넘는 주당 2.33달러에 `느고 한` 투자 기회를 얻어야 했다.
◇`베트남은 중국의 축소판`..서브프라임 영향도 미미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 8400만명의 베트남이 중국 경제의 축소판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제조업의 발달로 고도 경제성장과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를 이뤄내는 모습이 중국과 판박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베트남의 연율 경제성장률은 8%를 넘을 전망이며, 해외 직접투자(FDI)는 75%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개장한 베트남 주식시장도 불과 7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호치민 증시 VN 지수는 144% 올랐고, 상장기업 전체의 시가총액은 10 배 늘어난 150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신용 위기에서 베트남 주식시장도 비껴갈 수 없었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여전히 베트남 주식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지난 7월24일 이후 베트남 주가는 5%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전체로는 여전히 24% 상승했다.
크리스 프론드는 "신용 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여도 베트남은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신용 위기가 나의 베트남 투자 계획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