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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뉴스+스케치

중국 수도이전 논쟁

중국에서 수도 이전 논쟁이 일고 있다고 홍콩 경제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천도(遷都) 논쟁은 최근 중국 상무부의 메이신위 연구원이 파이낸셜 타임스 중국어판에 기고한 글에서 비롯됐다. 메이 연구원은 수도를 인구와 환경문제가 심각한 베이징에서 창장(長江·양쯔강) 중하류에 위치한 화둥(華東)지방의 중소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둥지방은 장쑤·저장·안후이 3성(省)과 상하이시를 포괄하는 경제 중심지다.

메이는 "명(明)과 청(淸)조는 북방 이민족의 침략을 막기 위해 베이징을 수도로 삼았는데 현대에서 와서는 그러한 이유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명나라 영락제가 "천자는 변방을 지켜야 한다(天子守邊)"면서 도읍을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옮겼으나 지금처럼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상황에선 이런 명분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역대 주요 수도는 시안(西安·옛이름 長安)-뤄양(洛陽)-카이펑(開封)-난징(南京)-베이징으로, 활동 영역의 확대와 정치·군사적 필요성에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베이징은 853년째 수도로 존속하고 있지만 현재 인구 팽창과 대기오염, 사막화, 물 부족 등 문제점이 많아 천도론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2001년 1월 베이징에 황사가 극성을 부리자 주룽지 당시 총리는 "황사를 완화시키지 못하면 수도를 옮기겠다"고 경고했다. 중국과학원이 발행하는 잡지 '중국국가지리'는 지난해 9월호에서 세계의 수도 이전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자국 천도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시했다. 또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천도 문제가 잠시 거론됐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메이의 주장 외에도 다양한 천도론이 나오고 있다. 정치수도는 베이징으로 하고 상하이를 경제수도로 삼자는 이중 수도론이 제기됐으며, 시안 우한 청두 란저우 중 한두 곳을 동반 수도로 정해 동서 및 남북의 발전 격차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또 베이징의 도시 구조를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 베이징 근교에 인구 100만명 규모의 부도(副都)를 두자는 제안도 있다.

현지의 많은 전문가들은 수도 이전이 결코 시급한 사안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해 봄직한 문제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