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공장 설립조건들이 어려워지자 중소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하던것이 이젠 대기업들도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한국의 햄심이라고 하는 조선소까지 짓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한국 대기업중에 하나인 SK(X)의 조선소이다. 이미 중국은 조선건설의 기술을 끌어올리면서도 수주량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부지를 찾지 못해 결국 중국의 대련까지 간 SKT가 잘못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최근 한국의 중공업기반시살이 동북지역에 치중되고 있어서 앞으로의 만주에 있는 조선동포들과의 많은 협력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에 위안을 주고 있다.
현재 중국 대련(다롄大連)의 경제기술개발구에는 선박 엔진 제조업체인 두산엔진의 부품협업화 단지가 조성돼 있다. 두산엔진 자회사인 두산선기(船機)를 중심으로 대형 선박 엔진 부품을 만드는 6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도록 터를 잡아놓은 것이다. 두산선기 공장은 이미 작년 말 준공돼 가동 중이고, 다른 협력업체 공장 3개도 곧 들어설 예정이다. 협업화 단지 옆에는 또 다른 국내 조선업체를 위한 부지 두 곳이 넓게 자리잡고 있다.
역시 다롄에 있는 창싱다오(長興島) 공업구에는 STX 조선소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국내 조선업체가 중국에 짓는 첫 조선소다. 100만평 부지에 10억달러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내년부터 선박 건조에 들어가 오는 2012년 30억달러(약 2조800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STX 진해 조선소의 올해 매출 목표가 2조원이라는 점에서 다롄 조선소에 대한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조선 관련 기업들이 이처럼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는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일자리가 빠져나가고 조선소 운영과 선박 건조에 대한 노하우가 유출돼 한국이 조선산업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취재팀으로 다롄에 갔다가 만난 STX 관계자들은 이런 여론을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듯했다. “다롄 조선소는 철광석·석탄·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같은 저가(低價) 범용선박을 만들고, 진해 조선소는 LNG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들어 여전히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거나 “중국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여러 차례 대책을 강조했다. “기업이 일자리와 기술 유출 걱정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않는다면 그냥 앉아서 망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STX가 이렇게 구구한 변명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STX가 다롄 조선소를 짓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그런 부지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해안 곳곳을 뒤지며 4년이나 부지를 찾다 안 돼 중국 진출을 결정했다고 한다. 노동력이 풍부하고, 임금이 저렴하고, 중국 정부가 도로·교량 등의 기반시설 공사를 비롯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휩쓸고 있는 벌크선 시장을 공략하려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런 조건을 채워줄 수 있는 곳은 현재로선 중국뿐이다.
물론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가다 보면 결국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는 걱정에도 일리는 있다. 조선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반도체·휴대폰 등 지금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다른 주력 산업들도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걸 피할 길은 없다. 저가품 생산은 중국으로 넘기고 국내에서는 고가품 위주로 생산한다는 전략도 우리 산업의 수명(壽命)을 마냥 늘려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 고가품 생산이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의 주력 제품, 주력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산업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우리만의 비교우위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가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STX 다롄 조선소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걱정해야 하는 우리 경제의 현실이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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